너머의 신작
돛대
너머의 새
2019. 10. 6. 21:36
검정색과 금색의 녹턴; 떨어지는 불꽃*/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
돛대/강영은
너는,
마지막 사랑을 번역하려 한다
바람을 매단 기둥답게
바람의 방향에 몰입하려 한다
사랑의 방향은 아니?
너는,
내가 모르는 깊이에 닻을 내리려 한다
너와 나는
푸르스름한 골목 끝에 서 있었는데
마지막이니, 마지막이니?
말의 절벽에서 뛰어내릴 뿐
찢어진 말의 의미는 버려두고
폭풍우를 안은 사물이 되려 한다
입술에서 입술로 건너간 불꽃이 있고
타오르는 입술은 아무런 수단이 되지 않는데
검정색과 금색의 녹턴; 떨어지는 불꽃*
두 손으로 불꽃을 감싼
너는, 어떤 감정도 건네지 않는다
『시작』2019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