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씨름1 바벨 바벨/강영은 태초에 이 세상은 하나로 연결된 허리띠였지 높낮이가 없는 지평선은 독립적이고 서열이 없었지 오르막 없는 길이 지루해진 사람들이 한 벌판에 이르렀단다 “자 벽돌을 구워 하늘 꼭대기까지 닿는 탑을 세우고 우리의 이름을 만 천하에 날리자 신의 이름으로 세상을 정복하자”* 그들은 수직의 탑을 세우고 기다랗게 펼쳐진 허리띠를 탑 안에 구겨 넣었지 달리던 말은 사지가 절단 나고 소리치는 말은 재갈이 물려졌지 비명은 크고 순한 눈망울 속에 들어가 말이 없었지 방목당한 말은 허공 속에 흩어져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지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각이 말발굽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너진 건 그 때였단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말 폭탄, 입씨름이 난무하는 난장판을 봐 제 혀를 베어 먹는 말이 보이지? 상처 입.. 2017. 1.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