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유화(瘦石幽花)
수석유화(瘦石幽花)/ 강영은 - 강세황,「표옹서화첩」종이에 수묵, 각 폭 28,5 x 18,0 cm, 1878, 괴석의 모양은 오래 전에 죽은 짐승의 골반 뼈처럼 바짝 삭아 손아귀에 조금만 힘을 주면 부스러질 듯 야위었다 구멍까지 뚫려 있으니 괴석의 가치는 추할수록 아름답다 구멍 뚫린 말, 주름진 말, 혹은 빼어나게 아름다운 말이라 해도 기름기를 쏙 빼야 옹골차게 야윈 입술을 가질 수 있다 괴석의 모양을 빌려 말하자면 그 기이함이 침묵의 참 모습이라는 것 얼굴쯤이야 아무려면 어때, 괴석의 틈에 끼어 자란 꽃의 표정은 옅은 먹빛이다 흙 없는 틈바구니에 피어도 낯이 부드럽다 흙을 만나고 가는 꽃이 미소 지으면 도리어 일이 많다고, 차갑고 맑은 입술을 돌 속에 담은 나는 마른..
2025.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