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호수 발레리나 강수진 프리마돈나 깨금발1 백조의 호수 백조의 호수/강영은 뜨거운 후라이팬 바닥을 휘젓는다 참깨 발가락들이 꼼지락거린다 뒤꿈치를 드는 참깨, 무릎 구부리는 참깨, 한 다리를 직각으로 펴는 참깨, 깨금발 군무를 시작한 참깨들이 “백조의 호수” 무용수 같다 여기저기 작은 무용수들이 튄다 한 발이 올라가면 한 발 세상이 튄다 깨금발 세상이 튄다 발가락이 누렇게 타들어간다 뒤꿈치가 발갛게 벗겨진다 토슈즈 속, 물집 터진 발가락이 가득 들어찬다 물집은 눈물의 집, 발레리나 강수진은 깨금발 세상을 들어 올리느라 일주일에 천 컬레의 눈물을 버렸다지? 천 켤레의 리듬, 천 켤레의 눈물이 허공을 휘젓는다 휘휘 돌아가는 깨금발 세상이 어지러워 나도 모르게 한 발을 든다 왼발 오른발, 번갈아 들며 리듬을 탄다 허공을 높이 찰수록 허공에의 몰입은 고소해지는 걸까 .. 2015. 9.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