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치1 음치 음치(音癡)/강영은 야영지 한구석에 놓인 노래방 기계가 유행가 가락을 뽑아냅니다. 제 몸이 기계인 것도 모른 채 구곡양장의 음절을 넘는 노래 소리가 밤 강물입니다. 저장된 물결이 강물을 밀고 간다는 걸, 저, 쇳덩어리도 아는 걸 까요, 구겨졌다 펴지는 곡조가 물고기비늘 같아 미늘을 문 마음이 서러워집니다.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 땜에, 내일은 행복할거야'* 출렁거리는 기계음 속으로 달빛도 동전만한 혓바닥을 집어넣습니다. 악보 없는 허공을 바루는 동안 목젖이 아파 옵니다. 귀의 절벽에 매달린 바보여서가 아닙니다. 울고 웃는 입술이 내 마음 어딘가에 있는 까닭입니다. 가느다란 음절에 입을 여는 돌멩이도 비탈에 목젖을 묻은 소나무도 저마다 소리 내고 싶은 저녁이어서 흐르는 노래에 저당 잡힌.. 2022. 2.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