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머의 해설30 시간의 나침반과 공간에 길들여진 숨소리 시간의 나침반과 공간에 길들여진 숨소리/강영은(시인) -노자은 시집 『구름의 건축술』 해설 언어의 역동성은 시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를 획득하게 하고 세계를 추 창조하게 한다. 언어를 넘어서는 이러한 말 행위가 구체화 된 것이 시적 작품이라면, 이번에 첫 시집을 내는 노자은의 시집은 말에 집중하고 말에 봉사해온 노작勞作의 결과물로 의식을 주관하는 언어의 역동성을 다각적으로 탐색하는 데 가치를 도모한다. “시적 경험은 말로 환원 불가능하지만, 그런데도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말뿐”이라는 옥타비아 파스‘의 말처럼 노자은이 시속에 풀어놓는 말(언어)은 ‘생물’로서, 삶의 비의를 드러내는 시적 경험을 유효하게 만드는 기저가 된다. 시 속에 숨은 말이 표면화될 때 드러나는 .. 2024. 11. 15. 손말의 서정과 감각의 촉수 손말의 서정과 감각의 촉수 /강영은 - 양시연 시집『따라비 물봉선』해설 오늘날, 언어만을 인간의 의사소통 도구로 특정한 데에는 언어의 보편적 특성이 작용한다. 임의성, 분절성, 창조성, 역사성, 전위성, 문화적 전달 등이 그것인데, 언어가 가지는 이러한 특성은 시인들에게 있어 시 쓰기의 중요한 기점이 되며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도 중요한 소통체계가 된다. 인간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이 신호체계를 사용할 수 없는 이들이 있다. 언어는 더 이상 유용한 것이 아니게 된다. 그때 우리는 신체의 동작, 외양, 접촉행위, 유사언어, 등을 수단으로 뜻을 전달하고 표현하게 된다. 즉 신체 언어를 사용하게 되는데, 하나의 예로 손말(手話)을 들 수 있다. 이번에 첫 시집을 내는.. 2024. 11. 15. 그 리움의 거리를 측량하다 그리움의 거리를 측량하다/강영은 -오승철 시집 를 읽고 오승철 시인은 절절함과 신명이 묻어나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언어로 보고 느끼고 살아온 존재의 본질과 현상 즉, 삶의 모든 풍경을 유감없이 끄집어내는 시인이다. 다시 말해 사람의 마음을 단숨에 베는 단검이 그의 시 속에 들어 있다는 말이다. 그가 휘두르는 언어의 광휘(光輝)는 한마디 말이 수천 마디의 말을 능가하는 미학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번 시집에서는 그러한 그의 미학이 정점에 다다른 듯 여겨진다. 무위(無爲)의 도량처럼 폭넓은 서정이 사람의 마음을 단숨에 끌어안는 시적 행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서시(序詩)로 자리 한 다음 시를 보자. 판소리 한마당을 집약해놓은 듯한 절창이며 완창이다. 이 시 하나가 이번 시집의.. 2024. 11. 15. 구원의 서정, 고통의 미학 -김원욱 시집 해설 구원의 서정, 고통의 미학 -김원욱 시집 해설 강영은 1, 슐라이어마허는 그의 저서에서 종교의 본질을 무한자(우주, 신)에 대한 '절대 의존의 감정'으로 보고, 인간은 ‘무한자의 거울로서 자유롭게 자기를 실현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슐라이어마허의 말은 구원과 .. 2019. 4. 1. 모든 창조물에 존재 하는 통일성과 생명력 모든 창조물에 존재 하는 통일성과 생명력/강영은 -김영호 시인의 소 시집 해설 1, 시인은 현존하는 세계를 모방하고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 멀고 가까운 사물의 구도를 미적으로 구축해냄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설계하는 역할과 기능을 즐겁게 감내해낸다. 이 때, 시인은 배경의 상호 연결.. 2019. 4. 1. 사랑과 미의 왕국을 건설하는 환유의 풍경 사랑과 미의 왕국을 건설하는 환유의 풍경/강영은 -주경림 신작 소시집 해설 주경림의 시편들은 <R.기카드>의 말을 강하게 환기 시킨다. “시의 세계는 식물계, 이것은 또한 지상의 사랑과 미의 왕국이다” 라고 한 말이 그것이다. 이처럼 주경림의 시들은 식물을 통해 대상을 견지.. 2019. 4. 1. 깨달음의 시학, 탈존의 미학 ■ 깨달음의 시학, 탈존의 미학/강영은 -김윤하 신작소시집 조명 불가의 우주론은 "이것이 생(生)하면 저것이 생(生)하고, 이것이 멸(滅)하면 저것이 멸(滅)한다."는 만물의 인과관계와 상호의존성을 강조한다. 모든 존재는 직접적인 요인과 간접적인 요인들이 서로 의존하여 생겨난다는 .. 2019. 4. 1. 명품 만년필, 시의 상상력을 읽는 기쁨 명품 만년필, 시의 상상력을 읽는 기쁨 -지현아 신작시 특집 조명/ 강영은 시인은 ‘무엇을 쓸 것인가’ 와 ‘어떻게 쓸 것인가’ 라는 두 개의 명제를 앞에 두고 고민하기 마련이다. 양날과 같은 이러한 고민은 세계와 그 세계를 바라보는 시인의 상상 속에서 충돌과 화합을 거듭하여 시, .. 2019. 1. 16. 생의 비의를 유목하다 생의 비의를 유목하다 /강영은 -이향란시집 『 한켤레의 즐거운 상상』을 읽고 이향란 시인이 금번 상재한‘한 켤레의 즐거운 상상’은 들뢰즈의 노마드와 겹쳐진다.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Gilles Deleuze)가‘시각이 돌아다니는 세계’로 묘사하면서 현대 철학의 개념으로 새로이 자리매.. 2019. 1. 16. 성정의 진정성 성정의 진정성 ㅡ김창희 시집『짧게 혹은 길게』리뷰 1, '숲 속의 시인 상' 을 수상하는 등, 탄탄한 시작법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온 김창희 시인이 첫 시집, <짧게 혹은 길게>를 상재했다. 문학아카데미시선 224번으로 자리매김한 시집을 펼치자 무엇보다 시인의 등단 연도인 “1999년’.. 2017. 1. 10. 소멸되지 않는 백제의 빛 -문효치 시선집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소멸되지 않는 백제의 빛 -문효치 시선집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서평 /강영은 문효치시인이 활판본 시선 집,〈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를 상재했다. 제1시집 <연기 속에 서서>부터 최근(2010년)에 낸 <왕인의 수염>에 이르기까지 그간 상재했던 9권의 시집에서 엄선된 대표작.. 2017. 1. 10. 믿음과 소망의 메시지ㅡ권택명 시집 『예루살렘의 노을 』을 읽고 ㅡ 믿음과 소망의 메시지/ 강영은 ㅡ권택명 시집 『예루살렘의 노을 』을 읽고 ㅡ 세계의 '과정'을 '신의 경험'이라고 말한 영국의 수학자 화이트헤드의 사상 체계에서 신은 세계의 구조와 대칭하여 거울상을 이룬다고 한다. 세계는 그 자체로는 미완의 것이고, 그 본성상 완결적이기 위해서.. 2016. 4. 4. 이전 1 2 3 다음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