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만남1 투케(tuche)*에 대한 소고(小考 투케(tuche)*에 대한 소고(小考)/ 강영은 바나나를 입에 물고 계단을 오른다 계단을 오르는 건 몸에 좋지 등이 꼿꼿하게 펴지거든 헤엄쳐온 생각을 혀로 핥는데 입속으로 사라지는 아, 바나나긴장도 희열도 없는 바나나를 씹으며 바나나에 닿는다 슬픔 따위와 이별하듯 씹혀주는 바나나 즙액도 씨앗도 없는 열매의 거만함을 생각하다가종족에게서 멀리 떠나온 외로움에 닿는다 갓 태어난 무덤 같은아, 바나나철학자처럼 게걸스러운 날들과 헤어진 바나나 껍질은 이빨에 좋다이빨에 묻은 얼룩을 하얗게 닦아 준다 죽음 뒤엔 무엇이 남는지 말하지 않는 바나나껍질만 남은 계단을 오른다 우연히 식탁에 놓여 있던 아, 바나나 *실재와의 만남을 뜻하는 우연 『웹진광장』 2017년 6월호 ---------------------.. 2022. 2.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