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의 사원/강영은
감나무 가지가 까치밥 하나 껴안고 있다
까치밥이 흘러내린 붉은 밥알 껴안고 있다
판막 증을 앓는 심장처럼 옆구리가 터져도
제 몸의 붉은 즙을 비워내지 못하는
저, 까치밥
오랫동안 식솔을 껴안아 온 몸인 거다
까치가 날아와 숟가락을 얹을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 온 밥그릇 인거다
나무가 제 몸을 밀어내도
사바세계 얼어붙은 손을 놓지 못하는
한 알의 밥그릇 사원인거다
녹색비단구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