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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의 뉴스

양금희의 시집소개 2-강영은 시인의 <최초의 그늘>

by 너머의 새 2015. 11. 19.
■ 양금희의 시집소개 2-강영은 시인의 <최초의 그늘>
편집국, 2011-10-26 오전 09:55:36  
 

강영은 시인이 ‘시안’에서 그녀의 두 번째 시집 <최초의 그늘>을 출간하였다. 시집을 내면서  

시인이 얼마나 창작에 정열을 쏟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아주 짧은 서문을 소개한다.

시인의 말

생각해보면,
나는 오랫동안 시의 밥이었다

詩야,
언제 내 밥이 돼 줄래?

2011년 10월
강영은

강영은 시인은 아마도 “시의 밥”이었을 정도로 너무 많은 정열을 쏟아 부었던 것 같다. 이번에 출간 

한  <최초의 그늘>이 대중의 사랑을 받아 시인의 기대에 보답할지도 모른다.
강영은 시인의 시들은 평범하지 않다.
강영은 시인의 작품들을 몰입하여 읽다보면 선과 악을 뛰어넘고 현실과 몽환을 넘나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유미주의의 진수라고나 할까!
그건, 마치, 에드가 앨런 포우의 “갈가마귀”(The Raven)를 읽을 때 느끼는 그런 감동이다. 다음은 시
 

집에 실린 유미주의적 향기가 가득한 그녀의 작품 중 한편이다.

無花果

무화과는 당신이 좋아하는 열매

책장을 넘기며 무화과나무가 들어찬 숲을 상상한다
유래되지 않은 수유방식에 대해
농익은 향기는 벌어지지 않는 입을 궁금해한다

암술과 수술이 교접하는 꽃방을 보여주지 않는 습속은
꽃자루가 비대한 무화과나무의 허와 실
아무도 몰래 꽃을 삼킨 둥글고 달콤한 생각의 뿌리에는
사슴뿔을 단 늑대가 서식한다

뿌리가 극단의 열매라면,
열매의 속살을 비집고 나온 본성을 바람이 먼저 흔든 것이다
바람의 혀끝이 부드럽게 닿았을 뿐인데 흘러내린 과즙은
날카로운 이빨에 물어뜯긴 피의 맛

가지가 무르기 전에 여름이 왔다

내가 이미 뿌리에 놓였으니 당신은 꽃을 보려고 하지 마라
꽃턱이 자란 열매는 꽃을 보여주느니 꽃 보다 먼저
자진할 것이다

하지 마, 하지 마, 두 마리의 짐승이 잎사귀를 흔드는 저녁
손바닥보다 작은 잎사귀는 극단을 가린
최초의 그늘 혹은

벌거벗은 서녘이 사슴뿔에 걸릴 때
당신이라는 페이지 속에서 무화과나무열매가
툭, 터졌다 
                 
                                         <최초의 그늘, 2011, 시안>



강영은 시인은 제주에서 출생하였고 제주여고, 제주교육대학, 한국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하였다. 2000년에<미네르바>에서 등단하였고 시집 <녹색비단구렁이>를 출간하였으며 이번에 <최초의  

그늘>을 출간하였다. ‘한국시인협회’중앙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과학기술대학 평생교육원’  

시창작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초의 그늘>은 시안에서 출간하였고 값은 8천원이다.

<제주인뉴스 양금희편집국장>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