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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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강영은
당신은 나를 건너고 나는 당신을 건너니
우리는 한 물빛에 닿는다
눈발 날리는 저녁과 검은 강물처럼
젖은 이마에 닿는 일
떠나가는 물결 속으로
여러 번 다녀온다는 말이어서
발자국만 흩어진 나루터처럼
나는 도무지 새벽이 멀기만 하다
당신의 표정이 흰색뿐이라면
슬픔의 감정이 단아해질까
비목어처럼 당신은 저쪽을 바라본다
저쪽이 환하다
결계가 없으니 흰 여백이다
어둠을 사랑한 적 없건만 강둑에 앉아
울고 있는 내가 낯설어질 때
오래된 묵향에서 풀려 나온 듯
강물이 붉은 아가미를 열고
울컥, 물비린내를 쏟아낸다
미늘 하나로 당신은 내 속을 흐르고
나는 당신 속을 흐른다.
시집 <풀등, 바다의 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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