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은 강영은시인2 시계의 미래 시계의 미래/강영은 지나간 것은 지나갔을 뿐이에요. 지나간 줄 모르고 지나간 것에 매달려 있다면 시계가 아니겠죠. 시계는 알아요. 강물이 마침내 하늘로 흐른다는 걸당신은 나를 기다리지 말아요. 자꾸 떠나가니까요. 당신이 온다 해도 나는 떠나가겠죠. 그러니 시계겠죠.한밤중에 시계는 홀로 울겠죠. 사랑과 이별에 내일이 없다고, 끝없이 재생되는 어제 속으로 돌아가겠죠.당신과 나는 고장 나겠죠. 당신이 영원히 깨어나지 않는다 해도멈추지 않고 우는 일, 그것이 시계가 꿈꾸는 일이겠죠마음의 분침과 초침을 믿어 봐요. 내일의 시계가 내일의 세계가 될지 시계가 걸어가는 그곳이 내일의 세계겠죠. 고장난 시간에 붙잡히지 않는 시계의 미래겠죠. - 2024년 겨울호 2025. 1. 1. 별똥별 별똥별/강영은 한 번의 입맞춤이 나의 새로운 미래를 결정했다-살바도르 달리 얼굴을 들어 올려 첫 키스를 만든다 나는 손목을 들어 올려 죽은 사람의 머리칼이 자란다는 돌을 만진다 길섶에 나뒹구는 두 개의 돌덩이가 부딪힌다탄생하는 찰나의 별부서질 것 같아, 간절하고 격렬한 입술을 지닌 두 개의 돌이 말을 더듬는 동안 목덜미를 뚫고 나간 소름은 별이 된다 바닥에서 보는 별이란 얼마나 아름답고 단단한 흉기이냐 털이 하얗고 눈매가 선한 별을 찾는 것이 너의 미래라면 너는 양치기처럼 어둡고 환한 밤하늘을 가진 것이다 산 너머로 사라지는 부싯돌을 켰다 내일이면 흘러내릴 그 날의 별빛으로 찰나의 빛이 새기고 간 흉터를 지웠다 『예술가』 2015년 봄호 2022. 2.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