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 놀이/강영은
지하철 계단 입구의 가판대에 놓여 져 있는 신문의 사회면은
어제와 오늘 사이에 접혀 있다
접힌 페이지 같은 철길 위로 바람소리가 다가온다
"본 역은 열차와 승강장 사이가 넓사오니 승객 여러분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몇 명의 승객들이 미확인된 행선지에 그림자를 내렸는지
행성에서 또 다른 행성으로 운행하는 사각의 불빛들이
유리창에 빠르게 나타났다 지워진다
기억은 늘 풍경 밖의 일, 기억은 어느 곳에서나 명암으로 양분 된다
역방향의 지하철이 환승역으로 떠난다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모서리들이 소음으로 지워진다
삐걱거리는 저 캄캄한 철길을 하루를 여닫는 문이라 이해한다면
당신은 이제 순환선으로 바꿔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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