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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등 바다의 등

반신욕 평전

by 너머의 새 2016. 3. 7.

반신욕 평전/강영은
  
 
 
너는 꼭지를 틀면 쏟아지는 물이다
너는 늘 밖에 있다
그런데도 나는 너를 가두어야 한다
너의 사랑은 하반신을 타고 오르다
땀방울로 툭, 떨어지는 거기가 절벽이다
절벽은 황홀한 허공이어서
나는 순간, 내 구멍을 힘껏 열어젖힌다
수채 구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몸의 비린 기억들
비누거품 끓어오르는 
때 국물이 따라 흐르기도 하는 
미완성의 평문에서
나는 언제나 차디찬 욕조로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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