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찾아주세요/강영은
컬러링이 사라진 창포꽃 원피스는 숫자 사이의 꽃대
보라 빛 꽃잎을 클릭해도 우주를 지나가는 바코드는
절반 지워져 있다
칸칸마다 열렸다 닫히는 문 너머 캄캄한 입을 벌린
지하역, 몇 시간 전의 무덤을 뚫어보아도
타다 남은 별의 궤적은 만져지지 않는다
내려야 할 별자리가 증산역인지 합정역인지
당신이 있는 정거장이 천왕성인지 명왕성인지
내 오래된 기지국, 처녀자리까지 돌아가야
수신된 별빛을 찾을 수 있을까?
지구별에 불시착한 별똥별, 블랙홀을 떠도는
소리의 무덤
지하철을 타고서야 알았다
저장해둔 별빛을 두고두고 읽던 휴대폰이 외계라는 것을,
지하역을 헤매던 그날 명왕성이 사라졌다
풀등 바다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