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아 태닝의 「생일」,1942, OIl on canvas, 102×65㎝,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생일(生日)/강영은 해마다 온다 매화나무 가지가 꽃을 피워내듯 일생동안 온다 매화나무 가지를 흔드는 바람처럼 어제 잃어버린 신발을 찾는 것처럼 어떤 일을 하는 동안에도 열리기만 하는 문(門), 그 틈새로 헐벗어도 눈부신 아기로 온다 언젠가 나는 태어나지 않은 별에게 노래를 들려 준 적 있다 오늘 뭐 하지, 묻기도 전에 한 점이 되어 날아간 초저녁별을 노래 한 적 있다 사라지는 별빛이 환(幻)이고 갑(甲)이었는지 모른다 태어난 것을 모르는 노래가 태어나기 위해 돌아온다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 작은 얼굴들을 여러 개 만들어 순서대로 놀면서 오래 사랑했던 사람들과 방금 인사를 나눈 벌레들과 헤어지는 순간을 연습할 때 일생동안 피는 꽃으로 온다 한 잎, 한 잎, 꽃잎 떨어뜨리며 먼 우주에서 온다 스스럼 없이 온다 어떤 일이 무엇인지 물어 볼 새도 없이 『시와표현』 2018년 10월호 , |
너머의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