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너머의 신작

너머의 새

by 너머의 새 2019. 1. 17.





너머의 새/강영은

 

​새가 날아가는 하늘을 

해 뜨는 곳과 해 지는 곳으로 나눕니다

비틀리면 ​북쪽과 남쪽을 강조하거나

죽음을 강요 합니다

 

​나의 흉곽을

새장으로 설득하기도 합니다

 

사이에 있는 것은 허공

​새가슴을 지닌 허공을 손짓하면

새가 돌아올지 모르지만

하염없이 걸어가는 핏자국

​새의 노동이

노래를 발견하고 나무를 발명 합니다

 

헤아릴 수 없는 크기를 가진 숲에 

잠깐 머물러 

​나무와 나무의 그늘을 이해한다 해도

조족지혈의 발가락이 없었다면

당신이 던진 ​돌멩이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点하나가 돌에 맞은 공중을 끌고 갑니다

제가 새라는 걸 모르고

새라고 하자

공중이 조각조각 흩어집니다


아무런 계획도 목적도 없이 너머를

넘어가는 새

새라고 부르면 새가 될지 모르지만 

나라고 발음하는 새는

누구일까요?


『시와사상』 2018년 겨울호




'너머의 신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갑(還甲)  (0) 2019.03.07
개인적인 옥상  (0) 2019.01.31
쓸쓸한 희망  (0) 2019.01.16
생일(生日)  (0) 2019.01.15
단지, 사과 한 알을 먹었을 뿐인데   (0) 2019.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