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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의 신작

나의 애인

by 너머의 새 2024. 6. 27.

 

나의 애인/강영은

 

 

나를 가장 많이 울리고

나를 가장 많이 웃게 하는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누구보다 나를 모르는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나의 표정과 감정을 살피거나

나의 외모와 마음을 지배하는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함께 쓰러지고

함께 일어서는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어제 했던 약속도

어제라는 독약도 모두 삼키는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매일 만나거나 죽어서도 만날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너무 많은 애인을 가져서

무겁습니다.

너무 많은 애인을 두어서

괴롭습니다.

아니 외롭습니다.

내가

나의, 애인이기 때문입니다.

『미네르바』 2024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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