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고네를 읽는 새벽/강영은
안구건조증을 앓는 새벽이에요
쥐똥나무는 문장 속에 꼼짝 않고 서서 간혹, 검은 열매를 떨구고 바람벽을 넘던 고양이는
왜 우는지 모르는 그림자를 긁고 있어요
흐린 풍경을 거둬들인 눈동자는 다른 눈을 생각해요 풀무처럼 바람을 한 입 물고 같은 발
음의 다른 말을 반복 하면서요 넘기지 않으면 안 될 행간에 대하여
no-, 老, 奴, 努.....................풍경을 바꿀까요?
슬픔이 전복되는 시간은 빛과 어둠의 습곡,
잠 못 이룬 밤을 위해 울고 싶은 눈동자를 손가락으로 꼭꼭 눌러 죽일까요 깊고 어둡고 무
서운 우물, 움푹 파인 동공이 초록, 빨강, 노랑으로 물들기를,
아침이 오려나 봐요
아침을 말살하는 망령에 대하여, 어둠에 굴종하는 그림자에 대하여, 담장에 목숨 거는 고양
이에 대하여, 모든 예스에 대하여,
아니라고 말하는 그녀를 위하여 죽음과 한 통속인 마지막 장은 접어 버릴까요,
최초의 그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