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의 고집<살바도르 달리
오후 네 시를 지나는 두 개의 바늘
강영은
화단과 멀어진
다음, 그 다음에도 걷겠습니다.
활짝 핀 웃음을 기다리는 당신을 향해
걷다가 멈추겠습니다.
걷다가 멈추는 일이 습관이라면,
바람도 바람에 날리는 향기도
없었던 일로 하겠습니다.
당신마저 없었던 일로 하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나는 나를 고장 낼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바람 불고 비바람 불고
비와 바람에 섞여 춤을 춥니다.
흩날리는 꽃잎, 비가悲歌)입니까
.
그 무엇도 아니라는 듯
광장은 네모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광장은 그래서 생겨납니까,
나도 광장이 될 수 있습니까.
심장을 울리는 분침과 초침소리,
광장의 꽃시계가
아칸더스잎과 가시 없는 아칸더스잎 같은
두 개의 바늘을 남깁니다
광장은 오지 않습니다
시간과 어긋나기, 돌려나기, 갈래지기, 한 통속 되기,
이것이 광장의 약속이라면
기다림은 광장이 피워낸 꽃입니까?
로베르 빅토르 마리 샤를 뤼프리슈*
당신의 습작한 꽃처럼
백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시계視界이고 싶을 뿐
난, 가시 면류관 같은 두 다리를
지울 수 없어요!
*로베르 빅토르 마리 샤를 뤼프리슈, (프랑스,1866년~1876년)의 화가 다수의 꽃 그림을 습작 화로 남김,
공시사 2018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