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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의 신작

동물성

by 너머의 새 2018. 10. 11.


                                                             일러스트 강일

 그림 출처.........-『서귀포』제5호 서귀포시 문화예술을 말하다





동물성


                                 강영은

 

 

구분되지 않는 우리를 무리라 부른다

 

당신과 헤어지면 나는 나라는 개인個人, 나를 꽃잎이라 부르면 당신은 바깥쪽은 무르고 속은 단단한 꽃잎

 

당신이 내게 보석이면 당신의 탄생시킨 나는 뼈대 있는 보석 중 하나가 된다

 

당신의 언약과 손가락을 사랑할 때 겨울과 봄이 동거하는 3월이 오고, 3월에 태어난 바람은 방황하는 개처럼 피부병을 앓는다

 

진실 되게  서로의 상처를 핥는 우리는 길을 잃고, 몰려드는 두 팔과 두 다리에 겁을 먹지만

 

우리끼리 있을 때 너울거리는 , 격렬한 춤

 

이러한 감정을 적폐라 부를 때 구태여 삼키지 않더라도 우리는 위태로운 절벽을 소화 한다

 

꽃도 짐승도 아닌 이미지를 소화한다는 것,

 

식물적인 상상을 한입에 털어놓고 죽은 우리는 그저 골격이라 불리지만 통점을 자극하면

조금 더 크게 이빨을 드러내는

우리라는 무리,

 

죽음에 이르러야 깨우치는 동물성에 대해 날마다 이별하는

당신과 나는 산호다 자웅이체다




『포지션』 2018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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