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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등 바다의 등31

복제양 시대 - 복제양‘돌리’가 탄생한 지 13년이 지난 지금 인간세포를 복제하여 얻은 줄기세포를 통해 난치병을 치료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블룸버그 뉴스 복제양 시대/강영은 소녀 인형은 일주일만에 요절했다 사인(死因)에 대해서, 생명체의 수명을 관할하는 기쁨의 .. 2015. 9. 7.
생리학 백화점 생리학 백화점/강영은 소꿉놀이하던 어린 각시의 치마 속에 막대사탕을 꽂은 친절한 슈퍼맨은 제 얼굴을 박살냈죠. 조각난 얼굴은 공터에 버렸죠. 슈퍼맨을 법정에 세운 건 깨어진 거울, 끈끈해진 바람이 현장 검증을 시작하자 핏빛 구름이 혐의를 벗었죠. 수은 칠 벗겨진 거울의 등뼈에.. 2015. 9. 7.
오월 장미 혹은 광주 오월 장미 혹은 광주/강영은 묘성에 떠오르는 별빛은 푸른 에스테르, 우리들의 추위를 불살랐지만 밤의 변방을 날아가는 흰 나비의 섬모, 가시 돋친 장미의 유한 눈동자는 황소의 뿔을 바라보네 도시의 외곽, 공동묘지, 네 이름이 적힌 작은 푯말 숨어 있는 슬픔의 거주는 외따롭고 돌로 .. 2015. 9. 7.
홀로코스트 홀로코스트/강영은 저~기, 꼬마돼지 베이브가 걸어가네 줄줄이 발자국을 꿴 행렬 뒤에서 뒤뚱거리며 촐랑거리며 구정물에 코를 박기도 하며 우릿간으로 돌아가듯 천진스럽게 진열장에 놓인 소시지처럼 목에 맨 분홍 리본이 돋보이네 저~기, 저녁연기에 훈제된 노을이 베이브를 끌고 가.. 2015. 9. 7.
독도 독도/강영은 도동항 선술집에서 막걸리를 주문하니 막걸리를 따라 마시라고 막사발이 나온다 탁자위에 엎어놓은 막사발, 울퉁불퉁한 모양새가 독도다 도동항 방파제에서 바라다 보이는 독도가 막사발이다 매끄러운 살결도 꽃다운 꽃송이도 품지 못했지만 지나가는 바람과 구름에게 출.. 2015. 9. 7.
툴루즈 로트렉의 물랑루즈 포스터 툴루즈 로트렉의 물랑루즈 포스터/강영은 80mm의 줌렌즈, 칼번들의 눈에 잡힌 풍경은 아주 오래된 허공의 관습처럼 사크레쉬크 성당의 첨탑을 하늘 속에 찔러 넣고 있다 거기 자승자박의 줄이 목에 걸린 것처럼 비둘기 몇 마리 날개를 접고 있다 엽서 파는 소녀의 손풍금에서 흘러나온 계.. 2015. 9. 7.
검시관 검시관/강영은 차 유리창을 노크 했을 때 머리를 맞댄 두 죽음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텅 빈 입 속에서 뇌조가 튀어나왔다 수 천 미터의 상공으로 날아오른 뇌조는 날카로운 쇳소리로 울부짖었지만 구름을 뚫지 못한 지층은 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했다 뇌조가 이 세상의 초록빛 말을 버리.. 2015.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