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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의 신작

돛대

by 너머의 새 2019. 10. 6.

 

 

 

검정색과 금색의 녹턴; 떨어지는 불꽃*/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

 

돛대/강영은

 

 

너는,

마지막 사랑을 번역하려 한다

 

바람을 매단 기둥답게 

바람의 방향에 몰입하려 한다

 

사랑의 방향은 아니?

 

너는,

내가 모르는 깊이에 닻을 내리려 한다

 

너와 나는

푸르스름한 골목 끝에 서 있었는데

 

마지막이니, 마지막이니?

말의 절벽에서 뛰어내릴 뿐

찢어진 말의 의미는 버려두고

폭풍우를 안은 사물이 되려 한다

 

입술에서 입술로 건너간 불꽃이 있고

타오르는 입술은 아무런 수단이 되지 않는데

 

검정색과 금색의 녹턴; 떨어지는 불꽃*

 

두 손으로 불꽃을 감싼

너는, 어떤 감정도 건네지 않는다

 

 

   

『시작』2019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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